IBM이 12월5일 ‘왓슨 애널리틱스’ 베타버전을 출시했다. 이는 ‘왓슨’을 이용한 데이터 분석 시스템으로, 베타버전은 누구나 무료로 체험할 수 있다.
왓슨은 IBM에서 연구하는 자연어 기반의 인지 컴퓨팅 서비스다. 이번에 공개한 왓슨 애널리틱스는 데이터 분석에 특화된 기술로, 자연어 기반으로 원하는 걸 묻고 분석 결과를 얻을 수 있다. 예를 들어 검색창에 ‘우리 회사 쿠폰을 누구한테 팔아야 효과적일까요’라거나 ‘회사 직원 중 역량 있는 직원은 누구이고, 퇴사할 가능성이 있을까요’ 식으로 사람이 쓰는 일상 말투로 질문을 입력할 수 있다. 사용자는 데이터를 입력하기만 되고, 분석은 왓슨이 알고리즘을 이용해 알아서 내놓는다. 현재 지원하는 데이터 파일 형식은 xls, xlsx, csv 파일이다. 파일 크기는 기본 설정에선 50MB까지 지원된다.
IBM은 12월5일 왓슨 애널리틱스 공식 홈페이지와 커뮤니티 페이지를 열고, 다양한 사례를 공개했다. 대형 슈퍼마켓 사례를 보자. 사용자는 ‘쿠폰을 누구에게 얼마나 줘야 할까’라는 질문을 하고 싶다. 사용자는 ‘슈퍼마켓 체인점 쿠폰 사용현황’이란 엑셀 파일도 가지고 있다. 그는 이 파일을 왓슨 애널리틱스에 업로드했다. 엑셀 파일에는 쇼핑목적, 가게규모, 가게번호, 고객 아이디, 쿠폰번호, 총 지불금액, 쿠폰할인율, 성별 등이 저장돼 있다. 사용자는 ‘총지불금액’을 분석요소로 설정하고 ‘분석’ 버튼을 클릭했다.
분석결과는 어떨까. 과거 돈을 많이 지불한 사람에게 무조건 쿠폰을 주면 될까? 왓슨 애널리틱스는 분석 결과 ‘총지불금액’에 가장 영향을 주는 요소로 ‘쇼핑 목적’을 꼽았다. 쇼핑 목적에는 ‘내가 쓸 물건을 쇼핑’ ‘가족을 위해 쇼핑’ 등의 답변이 있었다. 이를 성별과 결합해 ‘여성이면서 과거 가족을 위해 쇼핑을 했던 사람에게 쿠폰을 보내는 게 효과적’이라는 결과를 얻을 수 있었다. 다른 요소들과 합쳐 ‘e메일과, 전단지를 동시에 보내는 게 효과적’이고 ‘큰 규모 슈퍼마켓 이용자에게 15~25% 할인쿠폰을 보내라’라는 결과를 도출할 수 있었다.
자연어 기반으로 질문을 할 수 있으면, 데이터 분석에 대한 진입장벽이 낮아진다. 지금까진 이용자가 데이터를 모아둔 엑셀 파일을 갖고 있어도 이런 데이터 파일에서 분석을 수행하기는 만만찮았다. 보통 내부 함수를 이용하거나, 정렬이나 필터 기능을 통해 데이터를 분석하곤 했다. 좀 더 심도 있는 질문과 예측을 할 때는 데이터 과학자 같은 내부 전문가 힘을 빌려야 했다. 데이터 과학자 수는 전세계적으로 적은 편이고 몸값도 비싼 편이다. 그런 탓에 규모가 큰 기업에서만 주로 데이터 분석 기술을 도입했다.
왓슨 애널리틱스는 이와 달리 쉽고 간단한 분석 경험을 제공한다. 원하는 파일을 올리면 인포그래픽이나 인터랙티브 차트 등으로 결과를 볼 수 있다. 왓슨 애널리틱스는 프리미엄(Freemium) 모델로, 기본적으로 무료버전을 제공하고 원하는 기능에 따라 추가 요금을 받는다. 클라우드 기반이라 따로 프로그램 설치하지 않고 웹브라우저만 있으면 바로 이용할 수 있다. 데스크톱PC 뿐만 태블릿 같은 모바일 기기를 통해서도 왓슨 애널리틱스를 쓸 수 있다. 현재 지원하는 웹브라우저는 크롬, 파이어폭스, 사파리, 인터넷 익스플로러(IE)다.
왓슨은 IBM이 최근 주력하는 사업이다. IBM 과거 서버나 스토리지 등 하드웨어 위주로 매출을 올렸다면, 최근엔 소프트웨어 부분에서 공을 들이고 수익모델을 찾고 있다. 왓슨과 같은 데이터 분석 및 인공지능 기술은 구글, 마이크로소프트(MS) 등 대형 기업들이 치열하게 경쟁하는 분야이기도 하다. IBM은 이번에 무료 서비스를 출시하면서 쉬운 사용법으로 사용자들의 폭을 넓히려는 것으로 보인다. IBM은 5일 공식 보도자료를 통해 “지난 9월16일 왓슨 애널리틱스를 처음 발표한 뒤 2만2천명 이상이 베타버전을 사용하고 싶다고 신청했다”라며 그 관심에 대해 강조하기도 했다.